“둘 다 비중은 올랐다” 기아 전동화 47% 증가·현대차 2.7% 감소…같은 말 다른 뜻
기아 EV6. 사진: Ganesh Mohan T / 위키미디어 공용, CC BY-SA 4.0
기아 30만대 늘고 현대차 24만대로 줄고
10월 29일 나온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실적에는 전동화(xEV) 판매가 각각 들어 있다. 두 수치를 나란히 놓으면 방향이 반대다.
- 기아: xEV 소매 판매 30만대, 1년 전보다 47% 증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 36.2%로 9.8%포인트 상승
- 현대차: xEV 도매 판매 24만 5,540대, 2.7% 감소. 비중 26.7%로 2.4%포인트 상승
대수에서 기아가 현대차를 앞섰고, 증감 방향도 갈렸다.

비중이 올랐다는 말의 두 가지 뜻
둘 다 비중은 올랐다. 그런데 올라간 이유가 다르다.
기아는 분자가 커졌다. 전체 판매가 7.9% 늘어난 위에서 전동화가 47% 늘었으니, 전동화가 전체보다 훨씬 빨리 컸다. 비중 상승이 성장의 결과다.
현대차는 분모가 줄었다. 전체 글로벌 판매가 11.3% 줄어드는 사이 전동화는 2.7% 감소에 그쳤다. 덜 줄었으므로 비중은 올랐다. 비중 상승이 축소의 결과다.
같은 "비중 상승"이라는 말이 한쪽에서는 성장을, 다른 쪽에서는 방어를 가리킨다. 비중만 떼어 읽으면 두 회사가 같은 길을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현대차 EV 6만9117대·HEV 16만7414대
현대차의 전동화 24만 5,540대를 나누면 전기차 6만 9,117대, 하이브리드 16만 7,414대(PHEV 제외)다. 1년 전과 견줘 늘어난 쪽은 하이브리드로, 6,000대가량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비중은 18.2%로 2.7%포인트 올랐다.
전동화 전체가 줄어드는데 하이브리드만 늘었다는 것은, 빠진 자리가 순수 전기차라는 뜻이다. 현대차가 3분기 영업이익 방어 요인으로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 따른 믹스 개선을 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아는 공개된 자료에서 xEV를 전기차·하이브리드로 나눠 밝히지 않아, 47% 증가분이 어느 쪽에서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글에서 두 회사의 전기차 대수를 직접 견주지 않은 이유다.

기준이 다른 점
비교할 때 한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 현대차의 24만 5,540대는 도매 기준이고, 기아가 밝힌 30만대는 소매(현지 판매) 기준이다. 도매는 공장이 판매법인에 넘긴 대수, 소매는 최종 고객에게 인도된 대수다. 둘은 재고만큼 어긋난다.
따라서 두 수치의 차이인 5만대가량을 그대로 격차로 읽어서는 안 된다. 다만 증감률의 방향이 47%와 -2.7%로 크게 벌어져 있어, 기준 차이로 설명되는 폭을 넘어선다는 점은 분명하다.
본문 수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10월 29일 각각 발표한 2026년 3분기 경영실적 자료를 따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