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행거리 611km와 805km…같은 차인데 숫자가 194km 벌어지는 이유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사진=포르쉐
[오토나우=임정은 기자] 전기차 자료를 보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하나가 아니다. 괄호 안에 다른 숫자가 또 들어 있다.
같은 차인데 왜 다른지, 어느 쪽을 봐야 하는지 정리했다.
611km와 805km, 194km 차이
BMW 더 뉴 iX3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국내 인증 기준 최대 611km, WLTP 기준 805km다.
두 숫자의 차이는 194km다. 비율로는 32%다. 서울에서 대전을 한 번 더 왕복할 수 있는 거리가 기준 하나로 생겼다 사라진다.
국내에 파는 차는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인증 절차를 거쳐 표시 연비와 주행거리를 정한다. 카탈로그와 보조금 산정에 쓰이는 숫자가 이것이다.
충전 속도도 마찬가지다. 같은 차의 10분 충전 주행거리가 국내 인증 기준 약 250km, WLTP 기준 372km다.

기준이 다르면 조건이 다르다
숫자가 벌어지는 것은 측정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행 속도 구간, 공조 장치 사용 여부, 외기 온도, 시험 주기 같은 조건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전기차는 특히 난방과 냉방이 주행거리를 크게 깎아, 조건 설정의 영향이 내연기관보다 크다.
국내 인증치가 일반적으로 더 보수적으로 나온다. 국내에서 파는 차의 표시 연비와 주행거리는 국내 인증을 따르므로, 한국에서 운전할 사람이 볼 숫자는 611km 쪽이다.

1,007km는 또 다른 숫자
여기에 세 번째 숫자가 끼기도 한다.
BMW는 유럽에서 진행한 시험 주행에서 한 번 충전으로 1,007.7km를 달렸다고 밝혔다. WLTP 805km보다도 200km 이상 긴 수치다.
이런 기록은 효율적인 속도와 경로를 골라 달린 결과다. 제조사도 시험 주행이라고 적어 둔다. 인증 수치와 같은 선에 놓고 비교할 숫자가 아니다.

인증 전 수치에는 단서가 붙는다
아직 인증이 끝나지 않은 차의 숫자는 성격이 또 다르다.
현대자동차는 디 올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 연비를 밝히면서 연구소 자체 측정치이고 공식 연비는 정부 인증 뒤 공개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인증 전 수치를 확정값으로 읽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숫자는 네 층이다. 국내 인증치, WLTP, 시험 주행 기록, 인증 전 자체 측정치다. 자료에 어느 기준인지 적혀 있으니 그 표기를 먼저 보는 편이 빠르다.
수치는 BMW 코리아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배포한 자료를 따랐다.



